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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잎새하나
만화일기/웹툰2011.09.15 17:14



 요새 들어서야 마왕을 주인공으로 하는 판타지 만화 혹은 소설이 많이 등장했지만, 원래 마왕은 판타지 세계에서의 '악의 축'이다. 마수를 부리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툭하면 왕국 하나를 없애버리고. 그리고 사람들은 그러한 마왕을 없애기 위해서 용사들을 마왕의 성으로 보낸다. 그들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너서 라스트 보스인 마왕과 싸운다. 마왕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 판타지 세계의 주민들은 용사들을 향하여 찬사를 보내면서 앞으로 있을 행복한 나날들에 대해서 떠든다. 해피엔딩이다.

 ... 그런데 정말로 마왕이 없어지면 세상이 행복해질까? 

 네이버에는 이러한 상황을 다룬 웹툰 두 개가 연재되고 있다. 하나는 <아스란 영웅전>, 다른 하나는 <그 판타지 세상에서 사는 법>이다. 전자는 용사가 마왕을 죽이고 5년 후의 이야기를, 후자는 용사와 마왕이 둘다 죽은 뒤의 100년 후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스란 영웅전>은 전직 용사 아랑 소드의 수사물에 초점을 두어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니, 여기서는 <그 판타지 세상에서 사는 법> (이하 <그판세>)에 대해서만 끄적거릴 예정이다.


*


1. 그 판타지 세계에서 사는 법



 <그판세>는 네이버 화요웹툰에서 연재되고 있는 '촌장' 님의 판타지 만화이다. 처음엔 그림체가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지 않았는데, 볼 수록 매력있다.

 마왕과 용사가 동시에 더블 KO 패하고 100년이 지난 판타지 세계가 배경이며, 그림에 나와있는 인물들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왼쪽이 검성, 오른쪽이 아크 메이지, 그 가운데 인물이 수습사제 체니이다. 

 기본적인 설정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판타지 세계관과 비슷하지만, 거기에 몇 가지 설정을 덧 씌웠다. 에피소드는 대부분 3~5화 정도로 이루어져서 빠르게 읽힌다. ( 아스란영웅전은 에피소드 하나가 너무 길어서 ... 기다리는 게 힘들다.)




2. 마왕이 사라진 판타지 세계


 <2. 중요한 물건은 상자에 넣지말자 (1)>과 <3.5 그들이 가져간 것(2)>에서는 이들이 있는 '마왕이 사라진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된다. 마왕과 용사는 100년 전에 싸우다 더블 KO 패 되었다. (용사도 마왕도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마왕이 살아있을 때에는 외부에서 침략하는 일이 없었다. 마왕이 허구한 날 괴롭히는 땅을 차지해서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하지만 마왕이 사라지면서 왕국은 위협을 받게 된다. 게다가 왕국 안쪽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마왕은 공공의 적이었다. 왕실 뿐만이 아니라 왕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마왕을 '나쁜 놈'으로 여겼다.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서라면 어제의 적이라도 손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마왕이 사라지자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사람들은 왕이 되기 위해서 권력싸움을 벌였고, 종족이 다른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내전이 일어났다. 마왕이 사라지면서 세상이 행복해졌다고? 헛소리다.

 길드가 생겨났다. 처음엔 몬스터에게 맞서기 위해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모험가들의 집단이었다. 정보가 있는 곳에는 승리가 있으리라. 길드로 돈이 모이고, 길드는 점점 거대해졌다. 그러자 길드의 초창기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 이 점은 파라곤 길드의 마스터의 말에서 확실히 깨달을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은 옛날처럼 범인류적 생존을 위해 봉사로 퀘스트하던 때랑은 다르다 이 말이지.





 마왕이 사라진 판타지 세계의 사람들은 더이상 '정의'를 논하지 않는다. 대신에 '기브앤드테이크'를 외친다.
 


3. 이 판타지 세계엔 낭만 따위 존재하지 않아!


 <그판세>는 '꿈과 희망이 가득한' 만화가 아니다. 대다수의 판타지 만화에서 주인공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훌륭한 용사로 성장한다. 그의 여정 중에는 몬스터에게 공격당하는 중에 마주친 모험가와 동료가 되는 장면도 있고, 노숙 중에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장면도 있다. 그들은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신념을 잃지 않으며,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참으로 바람직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그판세>는? 그딴 거 없다ㅋ.

 사람들은 정의가 아닌 누군가의 이득을 위하여 움직이고, 사람들 중에서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분명히 퀘스트를 수행했지만, 게임과 다르게 '성공이다' '실패다' 딱 잘라서 말할 수 없다. 모험가의 꿈을 가졌던 길드원은 다리를 잃었다. 자신의 신세한탄도 한탄이지만, 부상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 길드에 분노한다. <그판세>에서는 모험의 낭만 따위 없다. 오히려 진득한 현실만 있을 뿐이다.

 온통 애매모호함으로 가득한 현실. 길은 있지만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 아리송한 청춘. 효율성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시스템. 이 모든 것이 <그판세>에 등장한다. 위에서 <그판세>를 우울한 만화처럼 소개했지만, 우울하지는 않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개그로 엮어내기 때문이다. 또, 리뷰들을 읽어보니 <그판세>가 '완급조절이 좋다'라고 하는데,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는터라 언급만...


                                                                                      *

 

 글을 쓰다보니 역시나 말이 횡설수설하는 문제점이 나왔다. 사실 내가 담고 싶은 이야기의 한쪽 부분만 나열했는데, 다른 쪽 부분은 어떻게 나열해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그러니까 패스. 요새 읽는 것을 그만두는 네이버 만화들이 많아졌는데, <그판세>는 읽는 것을 새로 시작한 만화이다. 이대로만 진행된다면 완결까지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판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할 것 같다.


 

Posted by 잎새하나
만화일기/웹툰2011.09.13 19:22



 이렇게 말하면 좀 미안하지만, 다음 만화속세상은 한동안 '일상툰' 혹은 '생활툰'의 불모지였다. 실제로 예전에 만세 레터에 올라온 FAQ에서 그런 사실을 인정했었다. 지금은 FAQ 항목이 사라진지라 더 이상 확인할 수 없는데, 대강 'N사 웹툰에 비해서 생활툰이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소재의 다양성 확보가 미흡했다는 답변을 달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앞으로는 계속 일상툰이라는 용어를 쓰겠다.)

 원래 포털 중에서는 네이버의 일상툰이 강세였으나, 나랑은 취향이 맞지 않은 것이 꽤 있었던 터라 한 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손을 대고 있지 않았다. (그런 웹툰들도 중반부를 넘어가서는 접어버렸다.) 그랬는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다음 만화속세상이 요즘 내 마음에 쏙 드는 일상툰들을 어디선가 데리고 온 것이다. 아이 좋아라

 지금 읽고 있는 웹툰은 난다 님의 <어쿠스틱 라이프>, 딩스 님의 <딩스 뚱스 in 아메리카>, 페리테일 님의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이다. 이 웹툰들에 대해서 짤막한 소개글을 풀어나가보자. :)


*


1. 어쿠스틱 라이프

 난다와 한군의 결혼생활 비스무리한 것을 그리고 있는 난다 님의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 되겠다. 단순한 그림체로 생활에서의 공감가는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 등장인물이 많지 않은데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미스테리. 아무래도 난다와 한군, 토깽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 듯 싶다.
 난다 님은 만화에서 한군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불만을 털어놓으시면서도 마지막에는 한군에게 괜찮은 면이 있다는 걸 부각시키는데, 이건 승자의 여유 혹은 염장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물론 신경쓰지 않으면 그런 건 전혀 느끼지 못한다.
 
링크 :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acoustic



2. 딩스 뚱스 in 아메리카

 
 딩스와 뚱스가 학문의 도시인 보스턴에 가서 생활하는 걸 담은 일상툰이다. 실제로 이 웹툰은 보스턴에서 제작되고 있다.
 이들이 보스턴으로 떠나게 된 것은 예정 밖의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기회로 작용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림에서는 왼쪽이 뚱스, 오른쪽이 딩스이다. 참고로 이 둘도 부부. 뚱스의 위에 그려진 생쥐는 '아이'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면역학이 전공인 뚱스가 실험실에서 주로 '쥐 실험'을 해서 그린 것이라 한다.
 소소한 재미도 재미이지만, 웹툰의 매력은 '외국생활'을 그리고 있다는 점. 외국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공감하면서 보고,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신기한 '다른세계'의 이야기로 보고 있다. (나도 포함해서.)

링크 :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dings



3.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



 내가 8년 전에 읽었던 <완두콩>을 그리신 페리테일 님의 다음 연재작. 큼직큼직하면서 귀여운 그림체가 특징. 왼쪽은 작가의 자화상인 '페리'이다.
 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자신이 생각한 것 +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 + 친구와의 교류 이다. 위에 언급한 두 작품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거기에 '공감'을 덧씌운다면, 이 웹툰은 '치유'라는 항목을 더 추가하였다. 같이 웃고 넘길 수 있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반창고 짠! 이제 안 아플꺼야!' 혹은 '많이 힘들었지? 수고했어. 이젠 잠깐 쉬어도 괜찮아.' 같은 느낌이랄까.
 웹툰의 마지막에는 사진에다가 페리를 그려넣거나, 글을 써넣어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아마, 이 중의 몇 개는 그림폴더 안에 들어갔다가 싸이 혹은 블로그 메인에 뜰 지도 모르겠다. 
 

링크 :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feelgood



 일상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독자들과의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한 공감대를 형성하였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쎈스'. 웹툰에 '쎈스'가 묻어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읽다가 질리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독특한 소재'. 플러스 알파인 요소이다.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


 위에 언급한 웹툰 셋 <어쿠스틱 라이프>와 <딩스 뚱스 in 아메리카>,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는 그러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들을 자신있게 추천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보고 있어서 뒷북이겠지만. ;;

 

+) 그리고 내가 요새 읽고 있는 네이버 웹툰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4.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사람들에게 감동을 몰아주고 있는 화제의 웹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이다. 어린 고양이인 순대와 늙은 개인 낭낙이를 주인공으로 그리고 있는데, 순대의 깜찍한 행동이라던지 낭낙이의 느릿한 움직임에 웃고 우는 그런 나날이 잔뜩이다.
 네이버에서 건진 '대박'.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서까지 많은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나는 개와 고양이가 아닌지라 쟤네들이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 겨를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주인인 초 님을 향하여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 만큼은 알 것 같다.

링크 :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316912








P.S. <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님 사진을 찾으시는 분이 계신데
       만화속세상 -> 웹툰 -> 웹진-> 만세레터 -> 조경규·난다 작가님을 만나다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잎새하나